[사설] "큰 그릇" "물욕 적은 사람"…송영길 궤변 감싸기 바쁜 野

입력 2023-04-23 17:48   수정 2023-04-24 07:02

지난 주말 프랑스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과 귀국을 떠들썩하게 발표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처신은 무척이나 실망스럽다. 2021년 전당대회에서 ‘돈봉투 살포’ 여부를 묻는 핵심 질문에 송 전 대표는 “전혀 몰랐다”는 단답형 답만 되풀이했다. 그의 개입을 시사하는 녹취록이 속출하는데도 모르쇠로 일관한 것이다.

송 전 대표가 “오늘은 국민 앞에 사죄하는 자리”라면서도 기자회견 절반 가까이를 자화자찬으로 채운 대목은 황당하기까지 했다. 국민은 그가 선거캠프 총책임자로서 실체적 진실에 대한 최소한의 설명과 해명을 할 것을 기대했다. 하지만 그는 “보고받은 적 없다” “캠프 일을 일일이 챙기기 어려웠다”는 하나 마나 한 말을 반복했다. 대신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 파리에서의 활동을 자랑하듯 장황하게 늘어놓아 실소를 자아냈다.

송 전 대표의 ‘탈당’을 대단한 결단인 양 추켜세우며 여론 호도에 몰두하는 거대 야당의 정략적 행태는 더 가관이다. 빗발치는 출당 요구에 떠밀린 탈당이건만 민주당 의원들은 “역시 큰 그릇”(박지원) “물욕 적은 사람”(김민석) 등의 민망한 평가를 쏟아냈다. 민형배, 윤미향의 ‘꼼수 탈당’과 ‘뒷문 복당’ 논의를 혀를 차며 지켜본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. 오죽하면 당 내부에서조차 “탈당이 진상규명과 무슨 관계가 있느냐”(이상민 의원)는 반발이 나오겠나.

전·현 대표가 모두 사죄한 뒤에도 민주당은 여전히 ‘정권과 검찰의 정치 탄압’이라는 주장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. 송 전 대표는 “검찰 수사에 대해 할 얘기가 많지만 오늘은 않겠다” “검찰은 내 주변 사람들 괴롭히지 말고 바로 나를 소환하라”며 순교자 비슷한 모습을 연출했다. 사건 초기 검찰 압수수색 당시 “윤석열 정부가 할 줄 아는 건 야당 수사뿐”이라고 우기던 적반하장 그대로다. 송 전 대표는 무수한 궤변을 통해 역설적으로 정치적 입지를 다져온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. “이승만 대통령이 멸공 외치다 6·25 남침당했다”는 어처구니없는 주장도 그중 하나다. 돈선거로 민주주의를 위협했다는 의혹도 궤변으로 돌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심각한 오판이 될 것이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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